퇴직을 앞두면 가장 먼저 머릿속에 떠오르는 게 퇴직금이다. 얼마나 받을 수 있는지, 언제 받는지, 안 주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막상 당사자가 되면 생각보다 모르는 게 많다는 걸 알게 된다. 퇴직금은 법으로 보장된 권리이고 계산 방법도 정해져 있기 때문에, 기준을 알아두면 분쟁 상황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대응할 수 있다.
퇴직금이 발생하는 조건
퇴직금은 모든 퇴직자에게 자동으로 주어지는 게 아니다. 두 가지 조건을 동시에 충족해야 한다.
첫째, 계속 근로 기간이 1년 이상이어야 한다. 수습 기간도 포함되고, 중간에 단기 휴직이 있었더라도 근로관계가 유지됐다면 포함된다. 반면 계약 만료 후 재계약 없이 공백이 생기면 계속 근로가 끊긴 것으로 본다.
둘째, 주 평균 소정 근로시간이 15시간 이상이어야 한다. 주 15시간 미만 단시간 근로자는 퇴직금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파트타임이나 아르바이트도 이 기준을 넘으면 퇴직금을 받을 수 있다.
정규직뿐 아니라 계약직, 일용직, 아르바이트도 이 두 조건을 충족하면 퇴직금을 받을 권리가 생긴다.
퇴직금 계산 공식
퇴직금 계산 공식은 법으로 정해져 있다.
퇴직금 = 1일 평균임금 × 30일 × (재직일수 ÷ 365)
1일 평균임금은 퇴직 전 3개월간 지급받은 임금 총액을 해당 기간의 총 일수로 나눈 값이다. 여기서 임금에는 기본급뿐 아니라 정기적으로 지급된 각종 수당, 상여금 일부도 포함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월 급여가 300만 원이고 3년 근무했다면, 1일 평균임금은 약 100,000원(300만 원 × 3개월 ÷ 90일), 퇴직금은 약 900만 원(100,000원 × 30일 × 3년)이 된다. 계산이 복잡하다면 고용노동부 퇴직금 계산기를 활용하면 정확하게 나온다.
퇴직금 지급 시기와 IRP 이전
퇴직금은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해야 한다. 당사자 간 합의가 있으면 기한을 연장할 수도 있지만, 일방적으로 미루는 것은 근로기준법 위반이다.
퇴직금 규모가 300만 원을 초과하는 경우, 회사는 개인형 퇴직연금(IRP) 계좌로 이전해야 한다. IRP 계좌가 없다면 퇴직 전에 개설해두는 게 좋다. IRP로 받으면 세금이 이연되고, 운용 수익에 대한 세액공제도 받을 수 있다.
퇴직소득세는 어떻게 되나
퇴직금에는 퇴직소득세가 부과된다. 근속 연수가 길수록 공제가 커져 실제 세금은 줄어드는 구조다. 근속 기간이 5년 이하면 공제가 적고, 10년 이상이면 상당한 금액이 공제된다. IRP 계좌에서 55세 이후 연금으로 수령하면 일반 퇴직소득세의 30~40% 수준으로 줄어든다.
안 주면 어떻게 해야 하나
퇴직금을 제때 받지 못했을 때 단계별로 대응하는 방법이 있다.
1단계: 내용증명 발송. 퇴직금 지급을 공식적으로 요구하는 문서를 우체국 내용증명으로 보낸다. 이후 법적 분쟁 시 증거로 활용된다. 많은 경우 이 단계에서 해결된다.
2단계: 고용노동부 진정. 가까운 지방고용노동청에 진정서를 접수한다. 온라인으로는 고용노동부 민원마당(minwon.moel.go.kr)에서도 신청 가능하다. 담당 근로감독관이 사업주에게 시정 지시를 내린다.
3단계: 체당금 신청. 회사가 도산하거나 사업주가 지급 능력이 없는 경우 근로복지공단에 체당금을 신청하면 국가가 대신 퇴직금의 일부를 지급해준다.
4단계: 민사소송 또는 소액심판. 금액이 크지 않은 경우 법원 소액심판제도를 활용할 수 있다. 변호사 없이도 진행 가능하고 처리 속도도 비교적 빠르다.
퇴직금 청구권의 소멸시효는 3년이다. 퇴직일로부터 3년이 지나면 권리 자체가 소멸되므로 이 기간 안에 반드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자주 묻는 것들
해고당한 경우도 퇴직금을 받을 수 있는가 — 받을 수 있다. 해고는 퇴직의 한 형태로, 근무 기간 조건을 충족하면 동일하게 지급 의무가 생긴다.
자발적 퇴사는 어떤가 — 마찬가지로 퇴직금을 받을 수 있다. 퇴사 사유는 퇴직금 지급 의무와 무관하다.
계약직이 계약 만료로 퇴사한 경우는 — 계속 근로 1년 이상, 주 15시간 이상 조건을 충족하면 동일하게 퇴직금이 발생한다.
알고 있으면 제때 받을 수 있고, 모르면 그냥 넘어가게 되는 게 퇴직금이다. 퇴직 전에 수치를 직접 계산해보고 회사가 제시하는 금액과 맞는지 확인하는 것이 첫 번째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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